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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여행

내가 사랑한 구이저우(贵州) [3] 황과수 폭포(黄果树瀑布群) 자연이 빚어낸 걸작

by 찐종 2025. 4. 8.

내가 사랑한 구이저우(贵州)

[목차]
[1] 들어가며: 조용한 감동의 땅, 구이저우로의 여행
[2] 구이저우 지역은 어떤 곳인가?
(1) 구이저우의 개요 (2) 구이저우의 매력
[3] 내가 여행한 구이저우성
(1) 구이양(贵阳): 변화와 전통의 교차로
(2) 황과수 폭포(瀑布群): 자연이 빚어낸 걸작
(3) 서강천호묘채(西江千苗寨): 소수민족의 삶 속으로
(4) 여파소칠공 풍경구(波小七孔): 아열대의 숨결
(5) 진원고진(镇远): 강 위의 역사를 걷다
(6) 범정산(梵山): 신성한 자연의 세계
[4] 구이저우의 요리
[5] 구이저우를 여행하는 이들에게 여행 팁
# 여행 시기 및 기후 # 교통과 이동 # 준비물과 주의사항
# 음식, 언어, 안전 정보 # 기타 유용한 팁
[6] 맺으며: 구이저우가 내게 남긴 것들

구이저우(贵州) 황과수폭포

2. 황과수 폭포(瀑布群) – 자연이 빚어낸 걸작

중국 최대의 폭포, 황과수 폭포를 마주했을 때는 입을 다물 수 없었습니다. 수량이 풍부한 계절에는 굉음과 함께 퍼붓는 물줄기가 하늘을 찢는 듯했습니다. 폭포 뒤를 걸을 수 있는 수랑(수렴동굴)은 또 다른 색다른 체험이었습니다. 마치 자연의 심장부를 걷는 듯한 기분이었죠.

구이저우(贵州) 황과수폭포

 

구이저우를 대표하는 관광지 중 단연 으뜸은 황과수 폭포군(瀑布群)입니다. 구이양에서 남서쪽으로 약 140km 떨어진 진녕(镇宁)현 경내에 위치해 있으며, 북반강 지류인 타방하(打幇河) 상류의 백수하(白水河)를 따라 약 20km 구간에 걸쳐 총 18개의 폭포가 이어지는 장대한 자연의 예술작품입니다.

 

황과수 폭포군은 크게 세 구역—두파당 폭포, 천성교 풍경구, 황과수 대폭포—로 나뉘며, 카르스트 지형 특유의 침식열 폭포와 동굴, 석림, 협곡이 어우러져 아열대 고원의 절경을 보여줍니다. 특히 소수민족인 부이족과 묘족의 문화와 전통을 함께 체험할 수 있어 자연과 인문이 어우러진 복합 명소라 할 수 있습니다.

① 두파당 폭포(陡坡塘瀑布)

황과수 대폭포 상류 1km 지점에 위치한 두파당 폭포는 '가파른 언덕'이라는 이름 그대로의 경관을 보여줍니다. 높이 21m, 폭 105m로, 황과수 폭포군 중 가장 넓은 폭을 자랑하며 수량도 풍부합니다. 물줄기가 낙하하며 내는 소리가 마치 사자의 울음과 같다고 해서 '허우푸(吼瀑)', 즉 '후폭포'라는 별칭도 있습니다. 격정적인 폭포수의 힘과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죠.

구이저우(贵州) 두파당 폭포

 

 

② 천성교 풍경구(天星桥风景区)

황과수 대폭포에서 약 7km 떨어진 부이족 묘족 자치구 안에 위치한 이 지역은 자연이 만든 정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천연분경구(天然盆景)'에서는 석림과 나무, 동굴과 수림이 조화를 이루며 자연 그대로의 분재 풍경을 자아냅니다. 특히 물 위에 365개의 날짜가 새겨진 징검다리는 많은 관광객들이 자신의 생일이나 특별한 날을 찾아 사진을 찍으며 소원을 비는 명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구이저우(贵州) 천성교 풍경구

'천성동(天星洞)'은 다양한 종유석과 석순으로 가득한 동굴로, 마치 지하 궁전처럼 형형색색의 석회암 조각들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다만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 동굴 여행 경험이 많은 이들에게는 다소 평범할 수도 있습니다. 습한 아열대 기후 속에서의 동굴 체험은 땀이 흐를 정도로 후끈하고 습하지만, 겨울에는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죠.

 

구이저우(贵州) 천성교 풍경구

'수상석림(水上石林)'은 작은 하천을 따라 형성된 물 위의 돌숲으로, 수면 위에 떠 있는 듯한 바위들이 협곡을 따라 이어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합니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은련추담 폭포(银链坠潭瀑布)', 즉 '은목걸이 폭포'입니다. 좁은 물길 사이로 하얀 물줄기가 바위 틈을 따라 흐르며 은구슬처럼 부서졌다 모이는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폭포의 이름은 묘족 여성들이 몸에 두른 은목걸이에서 유래했으며, 이는 과거 끊임없는 이주와 고난 속에서 전 재산을 몸에 지니고 다녀야 했던 소수민족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 뒤에 숨겨진 민족의 삶과 이야기가 이곳을 더 깊이 있게 만들어줍니다.

③ 황과수 대폭포(黄果树瀑布)

황과수 폭포군의 중심이자 이 일대의 절대적인 하이라이트입니다. 낙차 74m, 폭 81m의 거대한 물줄기는 보는 이의 시야와 감각을 압도합니다. 국가 5A급 관광지로 지정되어 있으며, 중국 내에서는 나이아가라, 이구아수, 빅토리아 폭포에 견주어 '세계 4대 폭포'라 부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폭포 또는 중국 최고의 폭포라는 표현이 적절해 보입니다.

 

구이저우(贵州) 황과수폭포

 

황과수라는 이름은 이 지역에 자생하는 오렌지 빛깔의 열매 '황과(果)'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지며, 현지 상점에서도 이 이름으로 과일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직접 보니 정말 노란색 귤처럼 생겼더군요.

 

구이저우(贵州) 황과수 과일

장마철에는 누런 황토물이 엄청난 수량으로 떨어지며 폭포수의 굉음이 몇 킬로미터 밖에서도 울려 퍼지고, 건기에는 물줄기가 실크처럼 흩날리는 부드러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등 사계절 다른 매력을 지닌 곳입니다.

 

폭포 중간에는 ‘수렴동(水洞)’이라는 천연 동굴이 형성되어 있어 폭포 뒤를 직접 걸을 수 있습니다. 길이 134m의 이 동굴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폭포를 관통하며 사방에서 폭포를 관찰할 수 있는 장소로, 위, 아래, 좌우, 안팎에서 물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떨어지는 폭포의 물줄기 안에서 밖을 바라보는 그 느낌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죠.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동굴에는 창 6개, 홀 5개, 샘물 3개, 동굴 내 소폭포 1개가 있어 그 자체로도 하나의 복합 관광지라 할 수 있죠.

 

구이저우(贵州) 황과수폭포 수렴동

이 수렴동은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머물던 동굴과 이름이 같아 더욱 흥미롭습니다. 손오공처럼 폭포 뒤를 지나며 동굴 안에서 바깥의 물보라를 바라보는 경험은 그야말로 비현실적인 감동을 줍니다.

 

폭포 입구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길은 도보로 약 40분이 소요되며,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 5분 만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약 9,000원 정도의 요금이 들지만 여유와 체력을 고려해 선택하면 됩니다. 날이 좋다면 해가 폭포에 무지개를 드리우는데, 이는 황과수 폭포만의 특별한 풍경입니다. "하늘의 무지개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황과수의 무지개는 하얀 폭포를 배경으로 한다"는 말처럼요.

저는 정말 운이 좋게 무지개를 보았습니다. 그 광경이 정말 신비롭고 생생합니다.

 

구이저우(贵州) 황과수폭포

명나라의 문인이자 지리학자, 여행가였던 서하객(본명 서홍조)은 1638년 구이저우를 방문하고 『서하객유기』에 황과수 폭포에 대한 감탄을 남겼습니다. "진주를 두드리고 옥을 깨뜨리듯, 물방울이 마구 튀고 물안개가 하늘로 솟구친다"는 그의 묘사는 오늘날까지도 이곳의 장관을 설명하는 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 거대한 물줄기 앞에 섰을 때, 나는 나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습니다. 자연이 빚어낸 걸작, 그 자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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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w1iBfSEFtmA

 

✍️ 저자 소개

김일권

한국에서 기업인으로 30년을 살아온 평범한 직장인.

중국에서 17년을 근무하며 중국 각지의 숨은 매력을 여행자로서, 때론 현지인처럼 살아보며 경험했다.

특히 구이저우에서의 여행은 인생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삶의 깊이를 다시 돌아보게 해준 특별한 여정이었다.

이 글은 그의 다섯 번째 중국 여행 에세이이자, 진심으로 전하는 ‘느림의 미학’이다.

김일권 여행작가 /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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